2022. 11. 23. 23:17ㆍ살아남기
현 시점 S&P는 4000을 넘겼고, 달러인덱스는 106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50-60원선을 오가고 있다.
지난 11월 CPI 발표에서 수치가 예상치를 하회한 이후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심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3500선까지 갔던 지수가 10% 이상 강하게 반등한 상황이고, 경기민감주를 비롯한 개별주들은 평균적으로 20~60% 정도의 반등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강세인 섹터 중 하나는 반도체로,
국장에선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장에선 엔비디아, AMD와 같은 펩리스와 마이크론, TSMC(ADR) 등이 해당된다.
재밌는 점이라면 반도체 섹터의 대표주자들의 실적은 줄줄이 개박살이 나고 있다는 점인데
국장이든 미장이든 공통적으로 실적이 좋지 못하며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좀 더 극단적인데, 다음 분기에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당장 이렇게 암울한 뉴스만 차고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반도체가 특히 강세인 이유는,
기존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바닥론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들며 반도체 소비가 감소하면 업체들은 공급을 줄이며,
반도체 수요는 타이트하기 때문에 감산을 하게 되면 다시 시장은 균형가격을 찾아가게 된다.
위 현상은 언제나 타이트한 수요와, 독과점에 가까운 몇몇 기업들의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인한 시장지배력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형성되는 것이 바로 일명 반도체 슈퍼사이클인데,
놀랍게도 이 논리상 반도체 업계에 있어 불황에 이은 매출 개박살 및 감산 소식은 주가에 호재로 반영된다.
주식 시장은 항상 선반영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섹터에서 들려오는 감산 소식들은 역시나 이번에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반영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바닥에서 20%, 엔비디아는 50% 정도 반등하며 전반적으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와중에 워렌 버핏 또한 TSMC를 포트폴리오 10위 안에 들어갈 만큼 대량 매수하며
그의 행보로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과감한 기술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반도체를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같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다르다.
나는 아직 반도체 섹터를 매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여기는 편인데
그 이유는 채권시장과 금리에 있다.
올해 연준은 과거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며
근래 수십년간 이어온 양적 완화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더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내린 극약처방에 가까운데
갑작스러운 코로나의 발발과 그로 인한 범세계적 자금경색 및 경제적 쇼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무제한적 양적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긴 했다.
현재의 금리인상은 그로 인한 후폭풍을 감당해내는 과정이며, 나는 개인적으론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매우 충실하게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사설은 여기까지 하고,
우리가 주목할 정보는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엔 반드시 리세션이 도래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 역사상 이 원칙이 깨진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이러한 리세션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 발생 이후 반년 ~ 1년 정도의 텀을 두고 발생하였으며,
월가에서 현재 예측하는 리세션 도래 시점은 내년 상반기정도가 된다.
내가 반도체를 비롯하여 경기민감주를 매수하지 않는 이유는 이에 기인하는데
나는 높은 확률로 리세션이 도래할 상황에서 도박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실적이 개박살난 반도체가 반등하는것도, 지수 자체가 랠리중인 것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및 증시 바닥설에 따른 매수심리 때문인데
내년에 리세션이 와서 예측과는 달리 실질경제가 크게 회복되지 않고, 사람들의 수요 심리가 오히려 더 위축된다면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박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공급을 줄이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섹터 중 하나는 당연히 반도체다.
이전에는 악재가 있었다고 해도
양적 완화가 새로운 투자와 기술 발전의 피와 살이 되며 기업이 다시 일어설 힘을 제공했지만
긴축으로 인한 리세션이 찾아온다면 자금경색으로 인하여 이를 구제할 자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렇게된다면 당연히 "바닥론"의 흐름을 타고 반등하는 증시는
바닥인 줄 알았던 지점이 바닥이 아님을 확인했을 때 그간의 상승분을 반납할 것이며
진짜 바닥은 어디인지 탐색하고 조심히 발을 내딛는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물론 이건 그냥 개인적인 시나리오에 불과할 뿐이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이기에
아 저새끼 망상 한번 기가막히게 푸네 하고 재밌게 보고 넘겨도 그만이다.
이런 시황 예측이 의미없는 이유는
주식시장엔 돌발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언제나 논리대로, 과거 데이터대로 시장이 흘러간다면 세상의 모든 부는 거시경제학자들이 거머쥐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선택이란 항상 그에 따른 댓가를 요구하며,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또한 "높은 확률"에 베팅하는 일의 연속에 가깝다.
나는 장기투자를 추종하지만, 당장 현 시점에서 내년에 리세션이 찾아올 확률과 그렇지 않은 확률 중 한 측에 내 모든 현금성 자산을 베팅하라고 한다면
리세션이 찾아온다에 베팅하거나, 그냥 베팅을 포기하는 쪽을 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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